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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7세의 소녀로 돌아가다
영화 28세 미성년은 초콜릿을 먹으면 정신연령이 17세로 돌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28세인 주인공은 멋진 직장에서 일하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도 있는 성공한 여성. 남자 친구와의 결혼을 기다리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 중, 남자 친구는 갑작스레 그녀에게 이별을 고한다.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자는 슬픔에 사무쳐 초콜릿을 마구 먹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초콜릿은 몇 시간 동안 그녀의 정신연령을 17세로 바꾸어주는 신기한 초콜릿이었다. 외모는 28세 그대로지만 정신만 17세가 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그렇게 초콜릿을 먹고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간 그녀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는 19세의 고등학생. 17세의 주인공이 이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면서 많은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아직까지 10년 사귄 전 남자 친구를 좋아하는 28세의 주인공 와 19살 고등학생을 좋아하는 17세의 주인공은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28세의 주인공은 잊고 있던 여러 감정들과 자신이 꾸었던 꿈들을 기억해낸다. 10년 동안 한 남자에만 매달려 그녀 자신을 잃어버린 채 남자를 위해 살아왔던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 많은 감정들을 나누며 어린 주인공과 가까워졌지만 결국은 진정한 자신을 되찾으며 어린 시절과는 작별하게 된다.
2. 28세 미성년의 여러 정보들
28세 미성년은 니니와 왕대륙이 주인공을 맡아 연기했다. 왕대륙은 여러 대만 영화에 출연하여 대한민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이다. 대만의 청춘 영화는 특유의 감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믿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 비슷한 장르의 많은 영화에서 왕대륙이 출연한다. 이 영화 역시 그가 출연하기에 못해도 평균 이상은 하겠거니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여자 주인공인 니니. 니니는 중국의 배우로, 한국에서 많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중국에서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이다. 한국에서 역시 아름다운 외모로 그녀의 영화를 보았던 관객들은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여러 드라마에도 출연했는데 가장 최근의 작품은 함께 연기한 남자 주인공의 탈세 문제로 드라마 방영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3. 무서울 것이 없는 시절로 돌아가는 영화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뻔한 타임슬립 영화라는 의견과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와닿아서 좋았다는 의견.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좋은 영화였다. 자신을 되찾고 현실을 돌아보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그저 현실을 잘 살아가기 위한 생각으로 뒤덮여 하루하루의 계획을 지켜가며 시간에 끌려다니는 기분이 든다. 회사에 다니면 회사가 중심이 되고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자영업이나 프리랜서도 딱히 다르지는 않다. 이렇게 현실을 살아내다 보면 예전에 내가 꿈꿔왔던 것들을 잊어버리기가 쉽다. 그리고 그 잊어버린 꿈을 떠올려볼 시간이나 기회조차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그런 나의 꿈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기회를 준다. 그래서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내가 17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꿈을 꾸며 살았었는지 생각해보면 또 딱히 이렇다 할 무언가는 없다. 그냥 그 때나 지금이나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 좋은 걸까 좋지 않은 걸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크게 없다는 것은 현실에 만족하기 때문일까 도전이 귀찮고 싫어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일까. 반반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은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의미 없는 질문일 수 도 있을 것 같다. 나중에 내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면 될 것이다. 굳이 발전해야 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인생 그냥 힘들지 않고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만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다 죽으면 좋은 삶 아닐까? 너무 경쟁과 발전과 꿈과 도전과 노력이 좋은 것처럼, 옳은 것처럼 포장되어있는 것 같다. 세상의 가스 라이팅같은 느낌이다. 발전하지 않거나 도전하지 않거나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삶 혹은 게으른 삶처럼 느끼게 하는 것들이 말이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남자에 빠져 그 남자만을 뒷바라지한다. 그런데 이것도 생각해보면 자기가 좋아서 한 일인데 그럼 뒷바라지하는 동안은 행복했을 테니 괜찮은 삶 아닐까? 물론 당연히 결혼할 것처럼 행동했다 갑자기 헤어짐을 통보하니 배신감은 크겠지만 과정이 행복했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은 삶이겠지.